역시 멋있는 작별인사란 영화에서만 나오는것인가보다. 상은이랑 민박집에서 와인한병 두고 여행을 정리하며 다음 계획을 장황하게 세워보거나 (달을 보며 말이다) 적어도 이태리 새벽하늘 아래서 let go를 들으면서 인사했으면 멋있었으련만 뭔가 푸미치노 공항 횡단을 반복하다 피곤에 쩔어어이없게 시간까지 없어서 수십명사이에서 정신없는 인사를 해야만했다. 이태리에게도 뭔가 안녕~ 해야한건데 - 너무 힘들어서 이륙전부터 쓸어져 자버려서 순간을 놓져버리고.
현실은 이렇게 지저분한것. 예쁘게 포장하려고 하면 이렇게 태클 걸어버리는것. 그래서 이번 토스카나 여행은 더욱더 감탄스럽고 기적같다. 정말 완벽했자나?
상은이랑 피렌체 민박에서 서로의 카메라를 보면서 상은이가 '진짜 행복하다는게 사진에서 느껴져'라고 했다. 진짜 그랬고 진짜 그래보인다. 단지 즐거움, 행복을 넘어선 순수한 bliss의 상태 - 시간이 지나면 그저 가물가물한 추억으로 돌아갈테지만,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도 참 벅찬 행복이다.
돌아오니 뉴헤이븐도 봄이 조금씩 찾아오고 있고나. 자세히 봐야하지만 가지끝마다 안개처럼 낀 옅은 새싹들, 듬성듬성있지만 활짝 핀 꽃나무들, 그리고 파란 하늘. 아쉬운대로, i'll take it.
고담이는 여전히 예쁘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