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다. 어제 길가다가 말건 피렌체에 사는 사촌이 잘생긴 남자아이의 전화번호를 받아놨으나 밤문화는 커녕 맥주한잔 하기도 힘든 지금이다.
un bel niente라는건 쉽지 않는것같다. 특히 nothing이란게 좀 잘되다보면 사람이란게 간사해서 욕심을 내게된다. "하나 더"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정말 여태까지 얻어놓은것들이 사르르 무너지는게 느껴진다.
어제밤 정말 아쉬운듯 그치만 아쉽지 않게 땀흘리며 놀고, 로마에서의 첫아침도 (시끄러운 다른 손님들때문에 너무 일찍깬건 있지만) 자.알. 보내고 (우선 화장이 잘됐다), 날씨도 홍상은에겐 미안하지만 너무 완벽하게 좋았고, 느즈막히 11시쯤 나와서 떨레떨레 판테옹 근처 커피숖을 가서 쉬엄쉬엄 커피를 마셔주고 (여기 아저씨의 물 갖다주는 센스~~), 설레설레 점심 먹을곳을 찾아가서 난 아저씨 웨이터와 쉽게 사랑에 빠지고, 물장구도 치고 뭐 슈퍼스타인지 슈퍼스트링인지 모르지만 찍다가, 오!! 여기 젤라토 맛있대 하며 6년전의 그 맛을 기억하며 신나하며 판테옹을 등지고 앉아 우어우어 먹었다. 이때까진 정말 설레일정도로 좋았다.
그 다음부터 체력도 점점 바닥이 나기 시작하다, trevi fountain을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게 문제였던것 같다. 안 봐도 그만인걸. 사람만 잔뜩 많아서 가까이 가지도 못했었는데... 웈. 그 담엔 너무 멀어서 고생한거, 장보고 무거웠던거, 피클못 만들었던거....그런것들이 지치게 만들어버렸다.
그래도 피클 못 만든 덕분에 여유만빵으로 기차역 도착해서 피자와 맥주를 먹으니 한결 마음이 나아지고. 기차안에서 에스파냐에 사시는 중국아줌마와 아줌마께서는 중국어, 한자, 스페이너로, 우리는 영어, 한국말, 이탈리아어사전, 그리고 (상은이의) 한자실력으로...2시간반동안 정말 열심히 의사소통을 했다. 아줌마께서 내일 아침에 먹을 사과도 주셨다. 우린 상은이가 대한항공에서 받아온 떡을 드렸다. 아줌마는 진짜 맛있게 드셨다. 훈훈해!
내일부터 본격적인 여행. 내일 스케쥴상으로도 쉬는 날. 짐이 많은 만큼 욕심은 버리자. 할 수 있을것 같은것의 딱! 반만 하자. 그러면 우리의 체력에도, 테마에도 딱 맞는 여행이 될듯.
근데 우리덕분에 온 민박집이 식초냄새로 진동한다. 윽. 이러고 피클 맛없으면 난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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